작성일 : 15-10-10 01:58
【뉴시스 13/10/9】유지숙, 평남 ‘향두계놀이’ 예술로 승화…으뜸 민속
 글쓴이 : 홈피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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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13/10/9】유지숙, 평남 ‘향두계놀이’ 예술로 승화…으뜸 민속

유지숙 명창이 연출하고 지휘한 평안남도 ‘향두계 놀이’가 충북 단양에서 펼쳐진 제54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차지했다. 1961년 제2회 대회에서 황해도 ‘봉산탈춤’이 우승한 이래 52년 만에 이북의 작품이 최고영예를 안았다.

지난 6일 충북 단양에서 막을 내린 이 축전에서는 14개 시·도와 이북 5도의 19개 작품이 경연했다.

유 명창은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전수조교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상임단원 겸 서도소리연희극보존회 회장으로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2호 향두계놀이보존회를 이끌고 있다.

유 명창은 “대통령상이라는 결과보다 공연을 준비한 과정”을 특기했다. 향두계놀이를 알고 있는 이들은 대부분 별세했거나 80, 90대 고령이다. 모든 것을 사실상 발굴, 고증하고 조합해야하는 지난한 기간이었다.

비용 마련도 막막했다. 우리나라의 각 도는 최고 3억원을 지원하지만, 이북 공연에는 1000만원만 주어질뿐이기 때문이다.

유 명창은 “남북의 문화가 단절돼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으로 작심하고 나섰다”고 고백했다. 출연진 80명을 모아 주머니 돈을 털었다. 동가식 서가숙시키듯 해가며 연습을 거듭했다. 그러다 한계상황이 닥쳤다. 결국, 손을 벌릴 수밖에 없었다.

평남중앙도민회를 찾아가 우여곡절 끝에 거금 1000만원을 후원받았다. 국악애호가인 백용기 거붕그룹 회장은 아무 조건 없이 2000만원을 쾌척했다. 전통문화에 애정이 남다른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에게도 큰 도움을 받았다.

유 명창은 “사라질뻔한 우리의 무형문화유산을 되살렸다는 데 만족한다”며 “고마운 분들에게 내 작은 재능이라도 기부해 보답하겠다”고 인사했다.

유 명창은 북한과 중국동포의 아리랑을 포함한 ‘구동존이(求同存異), 아리랑의 재발견’으로도 유명하다.서도소리 이론을 뒷받침하는 한편, 북한의 발성법을 구사하는 중국 동포소리를 반영하고 있다. 오늘의 북녘 아리랑을 본래의 소리로 복원하고, 1950년대부터 북방창법에 의해 변이된 중국동포의 아리랑을 서도소리로 재형상화했다.

유 명창은 진취성과 지향성이 탁월하다는 평을 듣는다. 역사성과 지역성을 아우르며 사설과 선율이 혼재된 아리랑의 속성을 자신의 서도창으로 창조적으로 계승, 발전시키고 있다. 서도소리와 아리랑을 매체로 해 남과 북, 중국 동포사회의 음악적 동질성을 확인하고 다름을 풀어간다는 구동존이 정신을 실천 중이다.

서울아리랑페스티벌이 한창인 11일 서울 광화문광장 야외무대로 가면 유 명창을 보고 들을 수 있다. 개막공연 ‘우리랑 아리랑’에서 평안도 아리랑을 절창한다.

◇향두계란?

마을의 복리증진과 상호부조를 위한 자치조직인 동계(洞契), 즉 두레의 일종이다. 두레의 용례는 지역에 따라 두레 돌개 둘개 돌개김 향도 향도품어리 공굴 공굴이 농계 농상계 농청 계청 목청 등으로 불렸다. 풍물이나 물 퍼붓는 도구(두레박, 용두레 등)를 가리키기도 한다.

용례에 나타나듯 두레는 한국 사회에서 전통적인 단체 개념을 의미하는 계(契) 보(寶) 도(徒) 접(接) 사(社) 회(會) 모갯지 회치 대일이 등과 같은 맥락을 지닌다. 북부인 평안도에서는 ‘황두’라고 해 청천강 건답직판(乾畓直播) 지역에 존재하는 독특한 명칭이 있다. 역사적으로 불교에서 비롯돼 향촌 공동체 조직이 된‘향도(香徒·鄕徒)’ 또는 향도품어리 등에서 ‘향도’를 평안도 방언으로 ‘항두’ 도는 ‘황두’로 발음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평안도는 건답 지역으로 유명하다. 논 일구기가 쉽지 않았다. 따라서 집단적 공동체 노동을 위한 향두꾼 조직이 필요했다. 이와 같은 평안도 농촌마을의 지역적 환경이 향두계 조직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됐고, 그에 따른 농사 관련 연희들이 ‘향두계놀이’를 통해 촉진됐다.

6·25동란 때 서울로 월남한 서도 명창 김정연과 오복녀가 고향인 평안도의 ‘향두계놀이’ 전승과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했다. 김정연과 오복녀는 평안도에서 김칠성으로부터 ‘향두계놀이’를 전수받았다. ‘향두계놀이’는 1966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출품되면서 가치를 인정받았고 김정연, 오복녀 명창들이 작고하기까지 수차례에 걸쳐 공연됐다. 유지숙은 오복녀에게서 ‘향두계놀이’를 전수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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